본문 바로가기
스포츠

‘프랜차이즈 스타’ 하주석 내주고 이형범? 한화 트레이드의 아이러니

한화 이글스가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하주석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투수 이형범을 영입한 사인 앤 트레이드의 배경과 쟁점, 그리고 이적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심층 분석합니다.

'프랜차이즈 스타' 하주석 내주고 이형범? 한화 트레이드의 아이러니
'프랜차이즈 스타' 하주석 내주고 이형범? 한화 트레이드의 아이러니

관전 포인트

  • 한화, FA 하주석을 KIA로 보내고 투수 이형범 영입하는 사인 앤 트레이드 단행
  • 불펜 뎁스 충분하다던 기존 기조와 상충되는 영입이라는 팬덤의 비판 제기
  • 과거의 이름값보다 현재의 활용도와 선수단 개편을 택한 구단의 실용주의적 결단

한화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한때 팀의 주장이었던 하주석이 결국 정든 대전을 떠났다. 한화는 FA 자격을 얻은 하주석과 계약한 뒤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반대급부로 투수 이형범을 받아오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해 한화 내야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선수의 퇴장치고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무엇보다 팬들 사이에서는 ‘불펜이 충분하다며 기존 베테랑들을 정리하던 구단이 왜 하주석을 내주고 또 다른 불펜 투수를 데려왔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이 트레이드가 품고 있는 아이러니와 이적 시장의 이면을 짚어본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하주석은 한화 이글스의 암흑기와 도약을 모두 함께한 상징적인 선수다. 뛰어난 운동 능력과 강견을 바탕으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2년 말 음주운전 적발로 인한 70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그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변곡점이 됐다. 징계 복귀 이후 예전의 타격감을 좀처럼 되찾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 사이 한화의 내야진은 빠르게 개편됐다. 이도윤이 안정적인 수비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고, 신인 황영묵이 맹활약하며 하주석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202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타 구단들은 보상 선수와 보상금을 내주면서까지 하주석을 영입하는 것을 주저했다. 결국 ‘사인 앤 트레이드’만이 유일한 돌파구였고, 내야 뎁스 강화가 필요했던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KIA는 하주석을 통해 김도영, 박찬호의 체력 안배와 내야 백업진 강화를 노렸고, 한화는 보상 선수 대신 베테랑 우완 불펜 이형범을 선택하며 거래가 성사됐다.

'프랜차이즈 스타' 하주석 내주고 이형범? 한화 트레이드의 아이러니

쟁점은 무엇인가

이번 트레이드의 첫 번째 쟁점은 ‘한화 프런트의 일관성 부족’ 논란이다. 한화는 최근 보류선수 명단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장시환 등 베테랑 불펜 투수들을 방출했다. 구단 안팎에서는 ‘젊고 유망한 불펜 자원이 풍부해 뎁스가 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로 거론됐다. 그러나 며칠 지나지 않아 1군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던 1994년생 불펜 이형범을 하주석의 대가로 받아왔다. 팬들은 구단의 로스터 구성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트레이드 밸런스’다. 아무리 하주석이 최근 부진했고 FA 미아 위기에 처해 있었다고는 하지만, 1라운더 출신의 전 주전 유격수를 내주고 받는 카드가 최근 몇 년간 1군에서 보여준 것이 많지 않은 이형범이라는 점이다. 이형범은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를 거쳐 KIA에 둥지를 틀었지만, 2020년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아무리 급해도 헐값에 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프랜차이즈 스타' 하주석 내주고 이형범? 한화 트레이드의 아이러니

양쪽은 이렇게 본다

구단의 행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이번 트레이드가 전력 보강보다는 ‘처분’에 목적이 맞춰져 있다고 지적한다. 1군 무대에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이형범이 과연 한화의 탄탄한 불펜진에 균열을 내고 들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명분도, 실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프런트의 협상력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반면,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하주석은 이미 한화의 2025시즌 전력 구상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쓰임새가 없어진 선수를 안고 가며 팀 내 분위기를 흐리거나 로스터 한 자리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결별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라는 시각이다. 또한 이형범이 비록 최근 성적은 저조하지만, 투수 친화적인 대전 구장과 한화의 투수 육성 시스템을 만나면 땅볼 유도형 투수로서 롱릴리프나 패전 처리 등 궂은일을 해줄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짚고 넘어갈 지점

이번 사인 앤 트레이드는 KBO리그 FA 시장에서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베테랑, 특히 그라운드 밖의 꼬리표를 단 선수가 마주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화는 과거의 ‘이름값’이나 ‘정’에 얽매이지 않고 철저하게 현재의 선수단 구성과 실용주의 노선에 따라 결단을 내렸다. 하주석을 내주고 데려온 선수가 불펜 투수라는 점에서 기존의 ‘불펜 뎁스 충분’ 기조와 충돌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트레이드 시장에서 카드를 맞추다 보니 발생한 타협의 결과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이 트레이드의 성패는 두 선수가 새 유니폼을 입고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달려 있다. 하주석은 KIA의 탄탄한 내야진 속에서 백업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야 하고, 이형범은 한화 불펜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한화 구단 입장에서는 하주석의 빈자리를 채울 이도윤, 황영묵 등 젊은 내야수들이 지난 시즌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해야만 이번 결별의 정당성을 온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1. 한화는 FA 미아 위기에 처했던 하주석을 KIA로 보내고 투수 이형범을 받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 불펜이 충분하다던 한화가 부진했던 불펜 투수를 데려온 것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밸런스와 일관성 논란이 일고 있다.
3. 이는 과거의 이름값보다 현재의 로스터 효율을 중시한 구단의 냉혹하지만 실용적인 결별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