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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화제

‘말 한마디에 피선거권 박탈?’ 정치권 덮친 허위사실공표 논란의 전말

최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연이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덫에 걸리며 온라인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기억'을 처벌할 수 있는지, 이 법이 왜 문제인지 쟁점과 배경을 파헤친다.

'말 한마디에 피선거권 박탈?' 정치권 덮친 허위사실공표 논란의 전말
'말 한마디에 피선거권 박탈?' 정치권 덮친 허위사실공표 논란의 전말

화제 한눈에

  • 대선주자급 정치인들 연이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법정행
  • '기억'이나 '주관적 인식'을 객관적 사실로 보아 처벌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 격화
  • 거짓말은 유권자가 심판해야 한다는 '표현의 자유' vs 선거 왜곡 막아야 한다는 '엄벌주의' 대립
  • 정치의 사법화 우려 속, 시대착오적 선거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여야 공감대 형성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의 정치·사회 게시판을 가장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는 단연 ‘허위사실공표’다. 전·현직 대통령부터 유력 대선주자들까지, 정치 거물들이 선거 유세나 방송 인터뷰에서 내뱉은 ‘말 한마디’ 때문에 줄줄이 법정에 서거나 치명적인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거짓말을 했으니 처벌받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과 ‘기억이 안 난다는 말까지 법으로 처벌하면 정치인들은 입을 닫아야 하느냐’는 격론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도대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가 무엇이길래 대한민국 정치판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걸까. THE KILLING TIMES 온라인팀이 이 거대한 논란의 맥락을 짚어봤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사건의 발단은 최근 몇 년간 굵직한 선거를 거치며 누적된 고소·고발전이 사법부의 판결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규정된 ‘허위사실공표죄’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 혹은 낙선시킬 목적으로 후보자의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재산, 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했을 때 성립한다. 과거에는 주로 상대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흑색선전(마타도어)’이나 학력 위조 등을 처벌하는 용도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의 양상은 다르다. 방송 토론회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 쏟아진 즉흥적인 발언, 특정 인물을 ‘안다’ 혹은 ‘모른다’고 한 주관적 기억의 영역, 심지어 정책적 판단에 대한 해명까지 모두 ‘행위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로 묶여 고발당하는 추세다. 특히 이 죄목이 무서운 이유는 형량 때문이다.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되어 다음 선거에 출마할 수 없고, 소속 정당은 수백억 원의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정치인 개인의 생명은 물론 소속 정당의 존립까지 걸린 ‘단두대 매치’가 되다 보니, 선거가 끝나면 패자는 승자를, 승자는 패자를 향해 무더기로 고발장을 던지는 것이 한국 정치의 씁쓸한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말 한마디에 피선거권 박탈?' 정치권 덮친 허위사실공표 논란의 전말

쟁점은 무엇인가

온라인에서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첫 번째 쟁점은 ‘인식과 기억을 처벌할 수 있는가’다. 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이 ‘A라는 사람을 몰랐다’고 발언했을 때, 같이 찍힌 사진이나 회의 참석 기록이 나온다면 이는 ‘거짓말’일까, 아니면 ‘기억의 착오’일까. 법조계와 학계에서도 ‘안다/모른다’는 주관적 인지 상태를 객관적 ‘사실’로 규정해 처벌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에 부합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두 번째 쟁점은 ‘표현의 자유 위축’과 ‘정치의 사법화’다. 선거 기간에는 수많은 의혹 제기와 해명이 오가기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과장이나 일부 부정확한 발언을 모두 사법부의 잣대로 재단하게 되면, 후보자들은 법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유권자 앞에서 입을 닫아버리게 된다. 결국 유권자가 투표로 심판해야 할 정치적 공방의 결과를 판사 몇 명의 법리적 해석에 맡기게 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말 한마디에 피선거권 박탈?' 정치권 덮친 허위사실공표 논란의 전말

양쪽은 이렇게 본다

엄격한 처벌을 지지하는 쪽은 ‘선거의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둔다. 미디어와 SNS의 발달로 가짜뉴스가 빛의 속도로 퍼지는 현대 사회에서, 유력 정치인의 거짓 해명은 유권자의 올바른 판단을 심각하게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인이라면 자신의 발언에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며, 명백한 증거 앞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하는 행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사법부의 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의 적용이 지나치게 가혹하고 자의적이라고 비판하는 쪽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경우, 허위사실공표를 형사 처벌하는 규정 자체가 드물거나 매우 제한적으로만 적용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언론의 팩트체크와 유권자의 투표를 통해 정치적으로 응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본질이며, 지금의 공직선거법은 검찰과 법원에게 ‘누구를 정치판에서 쫓아낼지’ 결정할 막강한 권한을 쥐여주는 독소조항으로 변질되었다고 지적한다.

짚고 넘어갈 지점

에디터의 시각에서 볼 때, 지금의 허위사실공표 논란은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유무죄를 따지는 것을 넘어 한국 헌정사의 중대한 변곡점을 보여준다. ‘거짓말을 한 정치인을 옹호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만든 룰(법)이 과연 민주주의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느냐는 본질적인 질문이다. 선거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말싸움을 고발장으로 만들어 서초동으로 달려가는 정치권의 직무유기가 지금의 ‘사법부 과잉 개입’을 불렀다.

흥미로운 점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 법의 위험성에 공감하며 선거법 개정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와 얽혀 있어 당장 의미 있는 타협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치인들의 입을 틀어막아 토론 자체를 실종시키는 낡은 법을 어떻게 손볼 것인지, 동시에 교묘한 가짜뉴스로부터 선거판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마주하게 됐다. 법정에서 내려진 결론이 사회적 합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또 다른 정쟁의 불씨가 되는 악순환을 끊어낼 때다.

[세 줄 정리]
1.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를 처벌하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가 정국을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됐다.
2. 주관적 기억까지 법의 잣대로 처벌하는 것이 맞느냐를 두고 표현의 자유와 선거의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정면충돌 중이다.
3. 정치의 문제를 사법부가 결정하는 ‘정치의 사법화’를 막기 위해, 시대에 뒤떨어진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