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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국회 청문회 텅 빈 증인석, 정몽규 엄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

정몽규 전 회장을 옹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이 국회 청문회에 대거 불출석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의 단체 불참이 한국 축구 행정에 남긴 쟁점과 맥락을 깊이 있게 분석한다.

국회 청문회 텅 빈 증인석, 정몽규 엄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
국회 청문회 텅 빈 증인석, 정몽규 엄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

작성 · 검수 정민석PD · 최종 검토 2026년 7월 30일

관전 포인트

  • 정몽규 전 회장 체제 옹호하던 시도 협회장들, 국회 청문회 대거 불출석
  • '건강 문제' 등 사유 내세웠으나, 조직적 회피 의혹 제기
  • 한국 축구 행정의 투명성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구조적 한계 노출

한국 축구의 난맥상을 파헤치기 위해 마련된 국회 청문회장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체제를 강하게 옹호하며 축구계의 주류 여론을 대변해 왔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이 약속이나 한 듯 대거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건강상의 이유’나 ‘개인 일정’을 방패막이로 삼은 이들의 빈자리는, 역설적으로 현재 한국 축구 행정이 안고 있는 구조적 폐쇄성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되었다. 왜 이들의 결석이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거대한 화두로 떠올랐는지 그 맥락을 들여다본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이번 청문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부터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한축구협회(KFA)를 둘러싼 숱한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행정 난맥상을 짚어보기 위해 국회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축구협회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를 질타하는 가운데, 정몽규 전 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각 지역 축구 행정을 책임지는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소환이었다.

시도 축구협회장들은 그간 KFA의 권력 구조 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KFA 회장 선거에서 막대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이들은, 과거 정 전 회장의 연임 과정이나 주요 위기 국면마다 지지 성명을 내거나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등 든든한 방어막 역할을 자처해 왔다. 국회는 이들을 불러 KFA 집행부와의 유착 의혹, 그리고 지역 축구계의 실제 여론이 중앙 행정에 어떻게 왜곡되어 반영되었는지를 캐물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청문회 당일, 다수의 시도 협회장들은 돌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질병, 해외 출장, 생업 등 표면적인 이유는 다양했지만, 시기적으로 묘하게 맞아떨어진 단체 불참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국회 청문회 텅 빈 증인석, 정몽규 엄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

쟁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쟁점은 이들의 대거 불출석이 ‘조직적 회피’인지 여부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협회장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국회 출석을 거부한 것을 두고,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는 KFA 집행부와의 교감 아래 청문회 무력화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대의원 제도의 맹점’이다. 시도 축구협회장들은 KFA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인단의 핵심 축이다. 이들이 중앙 협회장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중앙 협회는 이들에게 각종 지원과 권력을 보장하는 식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불출석 사태는 투명하게 견제받아야 할 스포츠 행정 조직이 어떻게 끼리끼리 뭉쳐 외부의 감시를 차단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국회 청문회 텅 빈 증인석, 정몽규 엄호하던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

양쪽은 이렇게 본다

국회와 축구 팬들을 비롯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치권은 이를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규정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팬들 역시 ‘정몽규 전 회장을 옹호할 때는 목소리를 높이더니, 정작 책임을 묻고 근거를 대야 하는 공적인 자리에서는 꼬리를 내렸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공적 책임은 방기했다는 것이다.

반면, 불출석한 시도 협회장들 측의 논리는 다르다. 이들은 제출한 사유서 등을 통해 개인적인 건강 악화나 도저히 미룰 수 없는 생업 및 지역 협회 일정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스포츠의 자율성을 무시하고, 여론몰이식 망신 주기를 위해 무리하게 지역 체육계 인사들까지 청문회장으로 끌어들이려 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스포츠 행정의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시키는 것에 대한 피로감과 반발 심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는 주장이다.

짚고 넘어갈 지점

이번 사태를 단순히 ‘국회 출석 거부’라는 단편적인 사건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시도 축구협회장들의 ‘침묵’은 한국 축구계의 의사결정 구조가 얼마나 폐쇄적이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지를 방증한다. 만약 이들이 과거 정 전 회장 체제를 옹호했던 논리에 정당성이 있었다면, 청문회는 오히려 전 국민 앞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당당히 밝히고 오해를 풀 수 있는 최적의 무대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설명 대신 도피를 택했다.

스포츠 행정은 사유물이 아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수백만 축구 팬들의 염원이 담긴 공공의 영역이다. 견제와 균형을 잃은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던 지역 행정가들이 외부의 감시망마저 조직적으로 회피하는 모습은, 한국 축구가 왜 지금의 뼈아픈 위기를 겪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가장 명확한 오답 노트다. 향후 KFA 쇄신 과정에서 중앙 집행부의 교체뿐만 아니라, 이를 떠받치고 있는 대의원 및 지역 협회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혁 논의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세 줄 정리]
1. 정몽규 전 회장을 옹호해 온 시도 축구협회장들이 국회 청문회에 대거 불출석해 논란이 확산됐다.
2. 표면적으론 건강과 개인 일정을 내세웠으나, 사실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직적 보이콧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3. 이번 사태는 KFA 중앙과 지역 간의 견제 없는 기득권 구조를 드러냈으며, 뼈아픈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