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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레전드 대우’와 ‘에이징 커브’ 사이, 손흥민 1년 연장 옵션의 딜레마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의 다년 재계약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는 소식이 뜨거운 감자다. 구단의 냉정한 비즈니스와 레전드 대우를 둘러싼 쟁점과 맥락을 분석한다.

'레전드 대우'와 '에이징 커브' 사이, 손흥민 1년 연장 옵션의 딜레마
'레전드 대우'와 '에이징 커브' 사이, 손흥민 1년 연장 옵션의 딜레마

관전 포인트

  • 토트넘, 손흥민 다년 계약 대신 2026년까지 1년 연장 옵션 발동 유력
  • 30대 중반을 향하는 윙어에 대한 구단의 '에이징 커브' 리스크 관리 전략
  • 레전드 홀대 논란 속, 상업적 가치와 철저한 주급 체계 사이의 충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캡틴’ 손흥민의 미래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25년 여름 만료 예정이었던 기존 계약을 두고, 구단이 새로운 다년 재계약 대신 기존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만을 발동해 2026년까지만 동행을 이어갈 것이라는 유력 매체들의 보도가 쏟아지면서다. 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핵심 자원에 대한 ‘홀대’라는 팬들의 분노와,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 비즈니스’라는 냉정한 시각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단순한 이적설을 넘어, 현대 축구에서 30대 베테랑을 대하는 구단의 철학이 시험대에 오른 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어쩌다 이렇게 됐나

손흥민은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구단 역사상 최고의 7번으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여름, 손흥민은 토트넘과 4년 재계약을 맺으며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3천만 원) 수준의 팀 내 최고 대우를 받게 되었다. 이 계약의 공식적인 만료 시점은 2025년 6월이다. 하지만 이 계약서에는 구단 측이 일방적으로 계약 기간을 1년 더 늘릴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만 해도 전성기를 구가하던 선수와의 장기 동행을 위한 안전장치로 여겨졌다.

시간이 흘러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2023-2024 시즌을 앞두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뒤, 주장 완장을 차고 팀의 득점을 책임지며 변함없는 기량을 과시했지만, 구단의 움직임은 미온적이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당연히 종신에 가까운 3~4년의 대형 재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디 애슬레틱 등 공신력 높은 매체들은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만 행사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구단이 새로운 장기 계약으로 선수의 주급을 인상하거나 미래의 리스크를 짊어지는 대신, 가장 안전하고 경제적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레전드 대우'와 '에이징 커브' 사이, 손흥민 1년 연장 옵션의 딜레마

쟁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 쟁점은 ‘에이징 커브(Aging Curve)와 포지션의 특수성’이다. 축구 통계학적으로 측면 공격수(윙어)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방향 전환이 필수적이기에, 다른 포지션에 비해 신체 능력 저하가 성적 하락으로 직결되는 시점이 빠르다. 통상 32세를 기점으로 스프린트 횟수와 최고 속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토트넘 보드진은 아무리 자기 관리가 뛰어난 손흥민이라 할지라도, 33세 이후의 기량 유지를 100% 확신할 수 없다는 데이터 기반의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쟁점은 ‘구단의 주급 체계와 재정 효율성’이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이끄는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빅6 중에서도 가장 엄격한 주급 체계를 유지하는 팀이다. 현재 팀 내 최고 주급자인 손흥민에게 3~4년의 장기 계약을 안겨줄 경우, 향후 영입될 젊은 선수들의 주급 협상에서도 기준점이 급격히 높아지는 ‘샐러리 캡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또한, 계약 기간 중 선수의 폼이 급격히 떨어질 경우 처분조차 불가능해지는 악성 계약의 위험을 피하려는 의도가 짙다.

'레전드 대우'와 '에이징 커브' 사이, 손흥민 1년 연장 옵션의 딜레마

양쪽은 이렇게 본다

선수와 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에서는 구단의 결정이 지나치게 냉혹하다고 비판한다. 손흥민은 단순한 선수를 넘어 구단의 글로벌 마케팅,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의 막대한 상업적 수익을 견인하는 핵심 자산이다. 해리 케인이 떠난 후 흔들리던 팀의 중심을 잡고 헌신한 주장에게, 은퇴를 보장하는 레전드 대우 대신 1년짜리 ‘통보식 연장’을 안기는 것은 선수단 전체의 사기를 꺾고 구단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반면, 구단의 재정과 비즈니스를 옹호하는 시각에서는 이것이 지극히 합리적인 수순이라고 평가한다. 1년 연장 옵션은 2021년 계약 당시 선수 측도 동의하고 서명한 합법적인 조항이다. 구단은 이 옵션을 통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이적료 없이 잃는 상황(FA 유출)을 방지하는 동시에, 2025-2026 시즌 선수의 퍼포먼스를 1년 더 지켜본 뒤 완벽한 재계약을 맺거나 적절한 이적료를 받고 매각할 수 있는 주도권을 쥐게 된다. 현대 축구에서 ‘감만으로’ 30대 중반 선수에게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는 빅클럽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짚고 넘어갈 지점

우리가 분명히 해야 할 사실은,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곧 ‘결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구단이 시간을 벌기 위한 1차적인 방어 기제일 뿐이다. 과거 첼시나 아스널 등 다수의 런던 라이벌 구단들도 30세 이상의 선수에게는 1년 단위의 재계약만 제시하는 엄격한 내부 규정을 적용한 바 있다. 토트넘의 이번 결정은 특정 선수에 대한 불신이라기보다는, 구단 운영 시스템 자체가 철저히 리스크 관리에 맞춰져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2025년 여름 이적시장의 흐름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리그 등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구단들이 손흥민에게 천문학적인 연봉을 제시하며 접근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토트넘이 1년 연장으로 이적료 회수의 발판을 마련해둔 만큼, 2025-2026 시즌 중반까지 손흥민이 압도적인 기량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구단과 선수 모두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모든 것은 피치 위에서 증명될 데이터와 숫자에 달려 있다.

세 줄 정리

1. 토트넘은 손흥민과의 다년 재계약 대신, 기존 계약에 명시된 ‘1년 연장 옵션’을 통해 2026년까지 동행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2. 이는 팀의 레전드에 대한 홀대라는 비판을 낳고 있으나, 구단 입장에서는 30대 중반 윙어의 에이징 커브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철저한 비즈니스적 계산이다.
3. 1년 연장이 곧 방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선수의 퍼포먼스와 외부 이적시장 상황(사우디 등)에 따라 장기 재계약 혹은 매각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