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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실화

궁금한 이야기 Y 777회, 밥 사주자 폭행범으로 신고한 청년

궁금한 이야기 Y 777회가 다룬 구걸 청년의 상습 허위신고 사건. 수법 구조와 무고죄·경범죄 처벌의 빈틈, 방송이 담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를 짚는다.

궁금한 이야기 Y 777회, 밥 사주자 폭행범으로 신고한 청년
궁금한 이야기 Y 777회, 밥 사주자 폭행범으로 신고한 청년

작성 · 검수 윤재경 · 최종 검토 2026년 9월 12일

실화 한줄평

  • 9월 11일 방송된 궁금한 이야기 Y 777회는 네팔 대홍수 한국인 실종 수색과, 도움 준 이웃을 폭행범으로 신고해 온 스무 살 청년의 행적을 다뤘다.
  • 청년은 신분증까지 보이며 사연을 상대마다 바꿔 말했고, 제작진에 접수된 제보만 30건이 넘는다. 지구대는 결국 주의 전단을 배포했다.
  • 피해는 수십 건인데 동원된 수단은 벌금과 전단에 그쳤다. 상습 허위신고에 대한 제도의 대응 도구가 빈약하다는 점이 이 회차가 남긴 질문이다.

9월 11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777회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이야기를 나란히 놓았다. 하나는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수색 현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동네를 떠돌며 구걸을 하다 도움을 준 이웃을 폭행범으로 신고해 온 스무 살 청년의 행적이었다. 앞이 자연이 낸 재난이라면, 뒤는 선의와 신고 제도를 함께 지렛대로 삼은 사람의 이야기다.

궁금한 이야기 Y 777회가 다룬 구걸 청년 사건은 무엇인가

방송이 추적한 것은 이틀을 굶었다며 도움을 청한 뒤, 그 도움을 준 사람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온 한 청년의 반복된 행적이다. 지난 8월 한 주민은 노숙 중이라 밝힌 청년에게 먹을거리를 건넸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주민이 청년으로부터 폭행죄로 신고당했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기 시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제작진에는 이 청년에게 도움을 줬다는 제보가 서른 건 넘게 접수됐다고 한다. 청년은 상대에 따라 부모의 사망 여부나 부모의 이혼 여부 같은 사연을 바꿔 말했고, 신분증까지 보여주며 신뢰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손을 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의도적으로 시비와 폭행 상황을 유도해 경찰이 출동하도록 만든 정황도 방송에서 다뤄졌다.

피해가 한 동네에 집중되자 관할 지구대는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전단까지 배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서가 아니라 지구대가 전단을 붙였다는 사실 자체가, 이 문제가 형사 사건의 궤도에 온전히 오르지 못한 채 ‘동네 차원의 경고’로 처리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같은 프로그램이 앞서 다룬 제주 실종 신고 종결 사례처럼, 신고와 처리 사이의 빈틈이 이번에도 이야기의 핵심에 놓였다.

궁금한 이야기 Y 777회, 밥 사주자 폭행범으로 신고한 청년

선의를 노린 수법은 어떻게 작동했나

이 청년의 방식은 즉흥적 구걸이 아니라, 상대의 죄책감과 경찰의 출동 의무를 동시에 지렛대로 삼는 구조에 가깝다. 방송에 드러난 단계를 뜯어보면 각 단계가 비용은 낮고 실패해도 위험이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첫 단계는 신뢰 확보다. 신분증을 먼저 내보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사정을 말하는 것은, 상대가 진위를 의심할 여지를 줄인다. 사연이 상대에 따라 달라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어떤 이에게는 부모가 세상을 떠났다고, 다른 이에게는 부모가 이혼했다고 말했다면, 이는 기억의 혼선이 아니라 상대의 반응을 보며 가장 잘 먹히는 각본을 고르는 행동에 가깝다. 사연은 사실을 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상대를 움직이는 도구로 쓰였다.

두 번째 단계가 이 사건을 단순 구걸과 갈라놓는다. 도움을 받은 뒤 상대를 폭행범으로 신고하는 행위다. 왜 그렇게 했는가. 112 신고는 경찰의 출동을 사실상 강제한다. 시비나 실랑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먼저 ‘나는 맞았다’고 신고하면, 신고한 쪽이 피해자의 자리를 선점한다. 도움을 준 사람은 순식간에 해명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청년은 그 국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얻는다. 각 단계가 따로 보면 사소하지만, 이어 붙이면 반복 가능한 하나의 각본이 된다는 점이 이 행적의 특징이다.

궁금한 이야기 Y 777회, 밥 사주자 폭행범으로 신고한 청년

왜 이런 행각이 수십 건까지 이어질 수 있었나

피해가 수십 명으로 번진 결정적 이유는, 피해자들이 서로를 모른 채 각자 한 번씩만 당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반복해서 당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한 번씩 얕게 퍼지는 구조였다는 뜻이다.

피해 금액은 대개 밥값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소액이고 1회성이면 정식 고소나 신고로 이어질 유인이 낮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재수 없게 이상한 사람을 만났다’고 여기고 넘어가기 쉽다. 게다가 자신이 도리어 폭행범으로 신고를 당한 사람이라면, 문제를 키우기보다 조용히 마무리하려는 심리가 작동한다. 개별 피해가 흩어져 있는 한, 전체 그림은 누구의 눈에도 잡히지 않는다.

정보가 모이는 통로가 없었다는 점도 컸다. 같은 동네에서 벌어졌는데도 피해자들은 서로의 존재를 몰랐고, 결국 그 공백을 지구대의 전단이 대신 메웠다. 방송 제작진에게 제보가 30건 넘게 모인 뒤에야 비로소 하나의 패턴으로 보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이런 유형의 피해가 얼마나 오래 수면 아래 머무를 수 있는지를 드러낸다.

허위신고를 반복해도 왜 강하게 처벌하기 어려운가

상습 허위신고에 대한 우리 법의 대응은 대부분 경범죄 수준의 벌금에 머물고, 가장 무거운 무고죄는 입증 문턱이 높다. 이 간극이 이번 사건에서 지구대가 전단이라는 비공식 수단을 택하게 된 배경으로 볼 여지가 있다.

거짓 신고 자체는 경범죄처벌법으로 다룰 수 있다. 있지도 않은 범죄나 재해를 거짓으로 신고한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고, 값을 치르지 않은 무전취식은 같은 법에서 10만원 이하로 규정된다. 문제는 이 처벌이 반복 억지력으로 작동하기엔 가볍다는 데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식 집계되는 112 허위신고만 해마다 4천 건을 넘고, 한 사람이 수십 건에서 100건이 넘는 신고를 반복한 사례도 있었다.

가장 무거운 카드는 무고죄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그러나 무고죄가 성립하려면 신고 내용이 허위임을 알면서도 신고했다는 ‘고의’가 인정돼야 한다. 착오나 오인에 따른 신고는 처벌하기 어렵고, 신고자가 자신의 말을 진실이라 믿었다고 다투면 고의 입증은 더 까다로워진다. 상대를 특정해 형사처분을 겨냥한 신고인지, 단순한 허위 통보인지에 따라 적용 법조도 갈린다.

구분 근거 처벌 수준 성립의 관건
거짓 신고 경범죄처벌법 제3조 6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허위 신고 사실
무전취식 경범죄처벌법 제3조 10만원 이하 벌금·구류·과료 정당한 이유 없는 미지급
무고죄 형법 제156조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형사처분 목적 + 허위 인식(고의)

표에서 드러나듯, 가벼운 처벌은 요건이 느슨하고 무거운 처벌은 요건이 빡빡하다. 상습 기만은 대개 그 사이의 넓은 회색지대에 놓인다.

방송이 다 담지 못한 것 — 복지와 정신건강의 사각지대

한 시간짜리 방송은 ‘왜 이런 사람이 있나’를 대체로 개인의 일탈로 정리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각본 뒤에는 개인의 악의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공백이 함께 있다. 방송이 시간과 형식의 제약 때문에 끝까지 밀고 가지 못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시사교양 자료조사를 하던 시절, 이런 인물을 다루는 리포트에서 ‘이 사람은 왜 이렇게까지 하나’라는 배경 취재가 편집에서 가장 먼저 잘려 나가는 것을 여러 번 봤다. 주거 이력, 복지 지원의 단절 여부, 정신건강 관련 이력은 개인정보의 벽에 막히거나 방송 시간에 밀려 통째로 빠지기 쉽다. 남는 것은 ‘이상한 사람’이라는 인상뿐인데, 그 인상만으로는 다음 피해를 막을 방법이 나오지 않는다.

상습성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무전취식과 구걸, 허위신고가 한 사람에게서 반복될 때, 필요한 것이 형벌인지 아니면 복지·정신건강 차원의 개입인지는 따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다만 우리 제도에서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개입은 매우 제한적이어서, 형사 절차와 복지 절차 어느 쪽으로도 온전히 넘어가지 못한 채 사람이 회색지대에 남는 일이 생긴다. 이 청년을 특정 진단명으로 규정할 근거는 방송에 없다. 다만 반복되는 행동을 개인의 성격 문제로만 닫아 두면, 같은 일이 다른 동네에서 되풀이될 여지는 그대로 남는다.

꿀팁
사연이 상대마다 달라지고, 도움을 준 직후에 상황이 분쟁으로 번진다면 한 번쯤 거리를 두고 살펴볼 신호다. 선의를 접는 대신, 현금보다 직접 물품을 건네거나 공적 지원 창구를 함께 안내하는 편이 위험을 줄인다.

내가 보는 이 회차

여기서부터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 내 판단이다. 이 회차의 핵심은 청년 개인의 악의가 얼마나 깊은가가 아니라, 상습 기만에 대응할 사회의 도구가 벌금과 전단뿐이었다는 데 있다고 본다. 근거는 방송이 보여준 결말이다. 피해 제보가 30건을 넘겼는데도 동원된 가장 눈에 띄는 수단이 지구대의 주의 전단이었다면, 그것은 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대응 체계의 문제다.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해석도 밝혀 둔다. 이 사건을 곧바로 ‘사이코패스의 소행’으로 규정하는 시각에는 근거가 약하다고 본다. 방송이 공개한 것은 행동의 패턴이지 심리 평가가 아니고, 진단은 전문가의 대면 평가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저 딱한 사정 때문’이라는 설명도 상대마다 말을 바꾼 정황과는 맞지 않는다. 지금 확인된 자료로는 계획적 기만의 요소가 있었다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다.

내 한계도 적어 둔다. 나는 제작 현장을 떠난 지 오래고, 이 청년을 직접 취재하지 않았다. 방송과 보도로 공개된 범위 안에서 읽은 판단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청년의 처벌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이 회차가 드러낸 제도의 빈칸을 더 오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무엇이 남았나

남은 것은 청년 한 사람의 처벌 여부가 아니라, 선의와 신고 제도가 어떻게 동시에 악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신고는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이고 선의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인데, 이번 사건은 그 둘을 뒤집어 쥔 사례였다.

가장 우려스러운 결과는 선의의 위축이다. 이런 이야기가 반복되면 사람들은 도움 자체를 꺼리게 되고, 정작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이 그 불신의 대가를 함께 치른다. 처벌을 세게 하자는 결론으로 곧장 달려가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 있다. 상습 기만과 진짜 곤경을 구분하지 못하면, 강화된 잣대는 약자에게 먼저 겨눠진다.

결국 필요한 것은 흩어진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통로와, 형사와 복지 어느 쪽으로도 넘어가지 못하는 사람을 붙드는 중간 장치다. 방송의 다른 절반이었던 네팔 실종 수색이 ‘어떻게든 찾아내려는’ 이야기였다면, 이 절반은 ‘반복되는데도 손을 쓰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두 이야기가 한 회차에 놓인 것이 우연이더라도, 대응의 공백이라는 점에서 겹쳐 읽힌다.

자주 묻는 질문

  • Q. 궁금한 이야기 Y 777회는 언제 방송됐고 무엇을 다뤘나? — 2026년 9월 11일 금요일 밤 SBS에서 방송됐다. 네팔 대홍수로 실종된 한국인 노동자들의 수색 현장과, 도움 준 이웃을 폭행범으로 신고해 온 스무 살 청년의 행적을 함께 다뤘다.
  • Q. 도움을 준 사람을 허위로 폭행범이라 신고하면 어떤 처벌을 받나? — 거짓 신고 자체는 경범죄처벌법으로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다. 상대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했다면 형법상 무고죄가 적용돼 10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까지 가능하다.
  • Q. 상습 허위신고는 왜 처벌이 어렵나? — 무고죄는 허위임을 인식한 ‘고의’가 입증돼야 성립하는데, 신고자가 진실이라 믿었다고 다투면 고의를 밝히기 어렵다. 경범죄로 다룰 경우 처벌이 가벼워 반복을 막는 억지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 Q. 무전취식도 범죄인가? — 그렇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음식값을 치르지 않으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 대상이 된다. 다만 처벌 수위가 낮아 상습적인 경우 실질적 제재로는 한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