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이 첫 내한지로 한국을 고른 이유, ‘오디세이’의 계산
크리스토퍼 놀란이 생애 첫 내한지로 한국을 택했다. '오디세이'의 전편 IMAX 촬영과 8월 5일 개봉, 그 선택의 배경과 쟁점을 정리했다.
작성 · 검수 오유진PD · 최종 검토 2026년 8월 3일
볼지 말지
- 크리스토퍼 놀란이 데뷔 30여 년 만에 생애 첫 내한, 8월 3일 오전 맷 데이먼·샤를리즈 테론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 신작 '오디세이'는 그의 13번째 장편이자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찍은 작품, 8월 5일 개봉한다.
- 놀란의 첫 목적지가 한국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 시장이 그의 영화에 어떤 의미인지 말해준다.
8월 3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 회견장에 세 사람이 나란히 앉았다. 크리스토퍼 놀란, 맷 데이먼, 샤를리즈 테론. 놀란에게는 데뷔 이래 처음 밟는 한국 땅이었다. 신작 ‘오디세이’ 개봉을 이틀 앞두고 열린 이 기자간담회는, 단순한 홍보 일정을 넘어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는 감독이 ‘처음’을 왜 하필 여기서 썼는가.
왜 하필 첫 목적지가 한국이었나
놀란은 좀처럼 직접 나서서 영화를 파는 감독이 아니다. 필름과 아이맥스를 고집하고, 스포일러에 예민하며, 홍보조차 작품의 신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만 움직인다. 그런 그가 신작을 위해 생애 첫 내한을 결심했다는 사실은, 한국이 놀란에게 어떤 시장인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놀란 영화가 유독 강세를 보인 나라다. ‘인터스텔라’는 국내에서만 1000만 명대의 관객을 동원하며 감독의 대표 흥행작으로 남았고, 이후 재개봉 때마다 아이맥스 상영관 앞엔 다시 줄이 섰다. ‘테넷’은 팬데믹 한복판에서도 한국 관객이 먼저 극장을 채웠고, ‘오펜하이머’ 역시 대사 위주의 3시간짜리 전기 영화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한국에서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다. 놀란의 영화가 요구하는 ‘큰 화면에서 온전히 겪는 체험’을, 한국 관객만큼 기꺼이 사주는 곳이 드물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한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아이맥스 인프라를 갖춘 시장이기도 하다. 대형 필름 포맷을 제대로 걸 수 있는 상영관의 수와 밀도가, 놀란이 의도한 화면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감독 입장에선 자신의 방식이 가장 온전히 재현되는 무대 중 하나가 한국인 셈이다. 첫 내한지의 선택은 감상이 아니라 계산에 가깝다.

‘오디세이’라는 도박: 영화 역사상 첫 전편 IMAX 촬영
‘오디세이’는 놀란의 열세 번째 장편이다. 원작은 서양 문학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친 귀향의 여정을, 신들의 분노와 거스를 수 없는 운명, 그 속에서 끝내 길을 찾으려는 인간의 선택으로 풀어낸다. 3000년 가까이 반복해 각색돼 온 이야기를, 놀란이 자기 방식으로 다시 붙든 것이다.
화제의 핵심은 형식에 있다. 놀란은 이번 작품을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全)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이맥스 카메라는 소음이 크고 무거워 특정 장면에만 제한적으로 쓰였다. 그 카메라로 러닝타임 전체를 담았다는 것은, 관객이 극장에서 보게 될 화면의 정보량 자체가 기존 영화와 다르다는 선언에 가깝다. 어떤 상영관에서 보느냐가 곧 ‘어떤 영화를 보느냐’로 갈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출연진은 놀란 영화답게 초호화 앙상블이다.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앤 해서웨이가 그를 20년간 기다린 아내 페넬로페를, 톰 홀랜드가 아들 텔레마코스를 맡았다. 여기에 젠데이아, 로버트 패틴슨, 샤를리즈 테론 등이 이름을 올렸다.
| 인물 | 배우 | 원작 속 위치 |
|---|---|---|
| 오디세우스 | 맷 데이먼 | 귀향을 시도하는 트로이 전쟁의 영웅 |
| 페넬로페 | 앤 해서웨이 | 20년을 기다리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
| 텔레마코스 | 톰 홀랜드 |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아들 |
| 그 외 | 젠데이아·R.패틴슨·샤를리즈 테론 등 | 여정을 둘러싼 인물들 |
국내 개봉일은 8월 5일, 배급은 유니버설 픽쳐스다.
놀란이 전편을 아이맥스 필름으로 찍은 이상, 상영관 선택이 곧 감상의 질을 좌우한다. 같은 표를 사도 스크린 규격에 따라 보이는 화면 비율과 해상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예매하는 편이 좋다.

소금빵과 야구장, ‘역대급 내한’이라 불린 장면들
이번 방한이 화제가 된 데는 작품 자체 못지않게 세 배우가 보여준 ‘한국 친화적’ 행보가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놀란 감독은 한국식 소금빵을 맛보는 모습이 포착됐고, 맷 데이먼은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현지 팬 문화에 녹아들었다. 방한 첫날 놀란은 SBS 목동 스튜디오를 찾아 ‘뉴스헌터스’ 녹화에 참여했고, 국내 영화평론가와의 만남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장면들이 ‘역대급 내한’이라는 수식과 함께 온라인에서 빠르게 소비됐다. 다만 그 이면을 짚자면, 이는 배급사와 제작진이 한국 시장을 ‘개봉 성적을 좌우하는 핵심 창구’로 판단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감독과 주연 배우가 개봉 직전 3일을 한국에 통째로 쓴다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의 초기 흥행이 전 세계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무겁게 본다는 의미다. 팬들에게는 반가운 서비스지만, 산업의 눈으로 보면 정교하게 설계된 개봉 전략의 일부다.
개봉 이틀 전, 이 간담회가 남긴 질문
놀란의 내한은 한국이 더는 ‘흥행이 잘 나오는 부수 시장’이 아니라, 대작의 성패를 가늠하는 1차 관문으로 대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K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흐름과는 방향이 반대다. 세계적 창작자가 자기 영화를 가장 잘 봐줄 관객을 찾아 한국으로 먼저 온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관객의 ‘큰 화면 체험’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역으로 글로벌 대작의 동선을 끌어당기고 있는 셈이다. (관련해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위상과 견주어 볼 지점이다.)
물론 화제성이 곧 완성도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3시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러닝타임, 결말이 이미 알려진 고전을 어떻게 긴장감 있게 끌고 가느냐, 형식 실험이 이야기를 압도하지 않느냐 하는 질문은 개봉 이후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8월 3일의 간담회는 그 답이 아니라, 답을 궁금하게 만드는 서막이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디세이’ 한국 개봉일은 언제인가요?
2026년 8월 5일 개봉하며, 배급은 유니버설 픽쳐스입니다.
Q. 정말 영화 전체를 아이맥스로 찍었나요?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이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전 분량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작품이라고 밝혔습니다.
Q. 주요 출연진은 누구인가요?
맷 데이먼(오디세우스), 앤 해서웨이(페넬로페), 톰 홀랜드(텔레마코스)를 중심으로 젠데이아, 로버트 패틴슨, 샤를리즈 테론 등이 참여했습니다.
Q. 놀란 감독이 한국을 방문한 게 처음인가요?
네, 이번 ‘오디세이’ 홍보차 방한이 놀란 감독의 생애 첫 내한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