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온라인 화제

‘아이스크림 한 그릇에 4만 원?’ 요아정·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디저트 논쟁

탕후루 시대가 저물고 요아정과 두바이 초콜릿이 지배한 디저트 시장. 3만 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디저트 유행을 두고 커뮤니티가 반으로 갈려 격돌한 배경과 쟁점을 추적합니다.

'아이스크림 한 그릇에 4만 원?' 요아정·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디저트 논쟁
'아이스크림 한 그릇에 4만 원?' 요아정·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디저트 논쟁

작성 · 검수 정민석PD · 최종 검토 2026년 7월 30일

화제 한눈에

  • 탕후루 지고 3~4만 원대 '요아정', '두바이 초콜릿' 등 초고가 디저트 유행
  • '취향 반영한 스몰 럭셔리' vs 'SNS 인증을 위한 허세 비용' 팽팽한 대립
  • 단순한 가격 논쟁을 넘어 알고리즘이 강제하는 트렌드 피로감으로 번지는 중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가 달콤한, 그러나 꽤나 값비싼 영수증 인증샷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과 ‘두바이 초콜릿’이다. 아이스크림에 각종 생과일과 벌집 꿀 등을 얹다 보면 3~4만 원을 훌쩍 넘기고, 손바닥만 한 초콜릿 하나를 구하기 위해 2만 원이 넘는 웃돈을 주거나 새벽 오픈런을 불사한다. 과거 3,000원짜리 탕후루가 지배하던 디저트 시장의 단가가 순식간에 10배 이상 뛰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개인의 취향이자 소소한 사치’라는 옹호론과 ‘SNS 과시가 낳은 기형적 인플레이션’이라는 비판론이 매일같이 격돌하고 있다. 도대체 언제부터 디저트 한 입에 삼겹살 2인분 가격을 태우는 것이 온라인의 새로운 화두가 된 것일까.

어쩌다 이렇게 됐나

불과 1~2년 전만 해도 대한민국 온라인을 지배한 디저트는 단연 ‘탕후루’였다. 저렴한 가격에 극강의 단맛, 그리고 바삭한 ASMR 소리까지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이 간식은 1020 세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트렌드의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아지면서 탕후루의 인기는 급격히 식었고, 그 빈자리를 ‘커스터마이징’과 ‘희소성’을 무기로 한 프리미엄 디저트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발단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아이돌들이 자신의 ‘꿀조합’이라며 배달앱 영수증을 캡처해 올리면서부터다. 기본 요거트 아이스크림은 1인분에 4,000원대지만, 여기에 벌집 꿀, 샤인머스캣, 그래놀라, 치즈 큐브 등을 추가하다 보면 금세 3만 원을 돌파한다. 두바이 초콜릿 역시 중동의 특정 브랜드 제품이 틱톡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되면서, 국내에서는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와 카다이프 면을 넣은 수제 초콜릿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재료 수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비싸고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 자체가 오히려 이 디저트들의 바이럴 포인트가 되어버렸다. 결국 ‘나도 그 유행에 탑승했다’는 인증 욕구가 가격 저항선을 무너뜨린 셈이다.

'아이스크림 한 그릇에 4만 원?' 요아정·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디저트 논쟁

쟁점은 무엇인가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이 가격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디저트 인플레이션 논쟁이다. 원재료 값과 인건비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하나에 3~4만 원을 지불하는 것이 정상적인 소비 형태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둘째, ‘이 소비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순수하게 맛을 즐기기 위한 미식의 영역인지, 아니면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하기 위한 이른바 ‘보여주기식 텍스(Tax)’인지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러한 고가 디저트 유행이 번지면서,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과 또래 집단 내의 소외감 문제로까지 쟁점이 확장되고 있다.

'아이스크림 한 그릇에 4만 원?' 요아정·두바이 초콜릿이 쏘아올린 디저트 논쟁

양쪽은 이렇게 본다

이 현상을 긍정하거나 수용하는 쪽은 ‘경험과 취향에 대한 정당한 지불’이라고 주장한다. “매일 먹는 것도 아니고 한 달에 한두 번 나를 위한 선물로 3만 원을 쓰는 게 무슨 문제냐”는 것이다. 이들은 정해진 완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수십 가지 토핑 중 자신의 취향대로 조합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놀이 문화라고 강조한다. 또한, 명품 가방이나 오마카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확실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스몰 럭셔리’의 일환으로 본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쪽은 이를 ‘SNS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억지 유행’이자 ‘허세 소비의 끝판왕’이라고 일축한다. “과일 몇 조각과 시럽을 얹었다고 국밥 4그릇 가격을 받는 것은 상술에 불과하다”며, 맛보다는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FOMO(Fear Of Missing Out, 고립 공포감) 증후군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유행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질 텐데, 맹목적으로 트렌드를 좇는 문화가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만 얇게 만들고 자영업자들에게도 단기 유행의 리스크를 떠안긴다고 우려한다.

짚고 넘어갈 지점

단순히 ‘요즘 애들의 사치’로 치부하기엔 이번 디저트 논쟁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디저트의 가격표가 아니라,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속도와 방식’이다. 과거의 유행이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퍼졌다면, 지금의 유행은 숏폼 알고리즘에 의해 강제적으로 주입되고 순식간에 폭발한다. ‘지금 당장 이걸 먹어보지 않으면 대화에 낄 수 없다’는 식의 분위기가 온라인을 지배하면서, 소비자들은 자발적 선택이 아닌 반강제적 동조 소비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러한 초단기·초고가 유행의 이면에는 씁쓸한 그림자도 존재한다. 반짝인기에 편승해 무리하게 창업에 뛰어드는 자영업자들의 리스크, 그리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아 이동하는 도파민 중독적인 소비 행태다. 당장 내년 이맘때쯤 사람들은 요아정과 두바이 초콜릿을 기억이나 할까? 아마도 우리는 또 다른 이름의, 어쩌면 더 비싸고 더 화려한 새로운 디저트를 두고 똑같은 논쟁을 반복하고 있을지 모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이 떠먹여 주는 유행에 무비판적으로 지갑을 열기 전에, 이것이 내 미각을 위한 소비인지 내 SNS 피드를 위한 소비인지 한 번쯤 멈춰서 질문해 보는 태도일 것이다.

[세 줄 정리]
1. 탕후루 가고 3~4만 원대 요아정과 두바이 초콜릿 등 초고가 디저트가 커뮤니티 핫이슈로 부상함.
2. ‘나를 위한 가심비 스몰 럭셔리’라는 옹호와 ‘SNS 인증을 위한 호구 잡히기’라는 비판이 팽팽히 맞섬.
3. 가격 논란을 넘어, 숏폼 알고리즘이 강제하는 극단적으로 빠르고 비싼 트렌드 소비 문화에 대한 피로감 누적이 본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