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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실화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 부 경장은 왜 미란 씨를 ‘사망’으로 지웠나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가 다룬 제주 장미란 실종 사건. 부 경장의 허위 종결 25건과 백골로 발견된 죽음, 자살로 단정된 사인을 둘러싼 의문을 정리한다.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 부 경장은 왜 미란 씨를 '사망'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 부 경장은 왜 미란 씨를 '사망'

작성 · 검수 윤재경 · 최종 검토 2026년 9월 20일

실화 한줄평

  • 9월 19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는 제주에서 백골로 발견된 장미란 씨의 죽음과, 그 실종 신고를 두 시간 반 만에 허위 종결한 부 경장을 나란히 다뤘다.
  • 부 경장은 실종자 시스템에 '교통사고 사망' 코드를 입력해 사건을 지웠고, 이후 그가 처리한 실종 신고 가운데 25건에서 유사한 조작·허위 종결이 확인돼 구속기소됐다.
  • 제작진은 슬리퍼 차림의 실종자가 야자수에 신발끈을 걸어 스스로 목을 맬 수 있는지 검증 실험을 벌였고, 부검 전에 자살로 단정된 사인을 둘러싼 의문을 남겼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실종자를 ‘사망’으로 처리해 사건을 지웠고, 그 사람은 104일 뒤 백골로 발견됐다. 9월 19일 밤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되는 사건을 두 시간 남짓 따라갔다. 죽음의 정황과 그 죽음을 시스템에서 삭제한 손, 두 축을 나란히 놓은 편성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가 보여준 것

방송은 한 여성의 죽음과, 그 죽음을 수사 기록에서 지운 경찰관을 한 화면에 세웠다. 부제는 ‘야자수 숲 아래 104일’이다. 장미란(36) 씨는 5월 12일 밤 제주시 한림읍의 숙소를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실종 104일 만인 8월 하순 숙소에서 400여 m 떨어진 야자수 숲에서 백골 상태로 수습됐다. 가족과 연인이 실종을 신고했지만, 그사이 생활 반응도 행적도 확인되지 않았다.

제작진이 파고든 첫 번째 지점은 신고가 처리된 방식이다. 연인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 부 경장은 접수 약 두 시간 반 만에 사건을 종결했다. 그는 연인에게 전화해 ‘미란 씨와 연락이 닿았고, 위치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부 경장이 장 씨와 통화한 기록은 개인 휴대전화에도 경찰서 유선전화에도 없었고, 장 씨의 통신 기록에도 집을 나온 뒤 휴대전화가 꺼질 때까지 경찰과의 통화는 없었다. 신고 접수와 종결 사이의 이 두 시간 반은, 같은 사건을 앞서 다룬 PD수첩 리뷰가 던진 물음이기도 하다.

두 번째 지점은 죽음 그 자체다. 경찰은 시신 발견 뒤 장 씨가 숙소를 나선 다음 날인 5월 13일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장 씨 소유의 끈이 나왔다. 제작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슬리퍼 차림으로 나선 사람이 야자수에 신발끈을 걸어 체중을 실어 목을 매는 일이 물리적으로 가능한지를 검증 실험으로 확인했다(서플). 죽음의 형태를 성립시키는 조건부터 되짚은 셈이다.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 부 경장은 왜 미란 씨를 '사망'으로 지웠나

방송에서 새로 드러난 사실

가장 무거운 사실은 부 경장의 조작이 한 건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실종자 프로파일링 관리 시스템에서 장 씨 자료를 삭제하며 사유란에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적었다. 사유를 ‘사망’으로 입력하면 사건이 자동으로 종결된다는 시스템의 성질을 이용한 기재였다. 이후 경찰이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을 1차 점검한 결과, 허위 종결과 허위 기록 등 유사 사례가 25건 더 확인됐다(헤럴드경제). 이 가운데 상당수는 실종자의 안전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닫힌 사건이었다.

동기로 지목된 진술도 방송 안팎에서 드러났다. 부 경장은 미종결 사건을 그대로 두면 할 일이 많아진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데일리). 검찰은 그를 직무유기, 공전자기록등위작, 위계공무집행방해,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헤럴드경제). 실종 수사를 ‘해야 할 일’이 아니라 ‘피해야 할 일’로 다룬 관행이 개인의 일탈로 좁혀 처리되고 있는 국면이다.

죽음의 성격을 둘러싼 소견도 정리됐다. 경찰은 부검 등을 근거로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봤으나, 한 프로파일러는 타살 가능성을 51%로 제시하며 부검 전에 목을 맨 사망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절차에 우려를 표했다(뉴데일리). 마지막 모습은 슬리퍼 차림이었는데 야자수에서는 신발끈이 나왔다는 정황상의 어긋남도 함께 다뤄졌다. 같은 어긋남은 궁금한 이야기 Y 리뷰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1505회, 부 경장은 왜 미란 씨를 '사망'으로 지웠나

방송이 다루지 못한 것

정작 죽음의 원인은 방송이 끝난 뒤에도 열려 있다. 백골화가 상당히 진행된 시신에서는 목을 맨 흔적을 뒷받침하는 연조직의 손상 여부를 판정하기 어렵다. 방송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검증 실험까지 붙였지만, 그것을 확정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확정할 자료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제작진의 한계라기보다 사건 자체가 처한 조건이다.

부 경장 한 사람의 서사에 무게가 실린 것도 한 시간대 방송이 안고 가는 제약이다. 실종 신고가 어떤 결재와 점검을 거쳐 종결되는지, 상급자와 시스템 관리자는 25건이 지워지는 동안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쳤는지는 짧게 스쳤다. 개인의 손이 저지른 일과 그 손을 방치한 구조는 다른 층위의 문제인데, 방송의 시간은 대체로 앞쪽에 쓰인다.

피해자의 마지막 동선도 여전히 비어 있다. 숙소에서 야자수 숲까지의 400여 m를 장 씨가 어떻게, 누구와, 어떤 상태로 이동했는지는 초기 수색이 이뤄지지 않아 기록되지 못했다. 방송이 채워 넣지 못한 이 공백은 취재의 부족이 아니라, 골든타임에 남겼어야 할 자료가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은 결과다. 다루지 못한 것이 곧 이 사건의 핵심 손실이라는 점이 방송을 무겁게 만든다.

왜 이 일이 가능했나 — 세 가지 분석

이 사건은 개인의 게으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지울 수 있게 설계된 시스템, 지워도 걸리지 않는 점검, 그리고 지워진 뒤에는 되돌릴 수 없는 증거의 성질이 겹쳐 하나의 죽음을 미제에 가깝게 만들었다. 세 갈래로 나눠 본다.

왜 ‘사망’ 한 단어로 사건이 닫혔나

실종자 관리 시스템이 ‘사망’ 사유 입력을 종결의 방아쇠로 삼도록 설계돼 있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을 사람을 ‘사망’으로 적으면 확인 절차 없이 목록에서 사라지는 구조라면, 그 코드는 업무를 줄이려는 사람에게 가장 손쉬운 출구가 된다. 부 경장이 ‘교통사고 사망’을 적어 넣은 것은 죽음을 판정한 행위가 아니라 종결 버튼을 누른 행위에 가깝다. 실종 수사에서 가장 위험한 상태인 ‘생사 불명’이, 시스템 안에서는 가장 빠른 종결 사유로 뒤집혀 있었던 셈이다.

왜 골든타임이 통째로 사라졌나

초기 수색을 작동시켜야 할 신고가 두 시간 반 만에 허위로 닫혔기 때문이다. 실종 초기의 위치 추적, CCTV 확보, 주변 탐문은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자료다. 신고가 접수된 순간 열렸어야 할 이 창구가 ‘연락이 닿았다’는 거짓말로 봉인되면서, 장 씨의 마지막 며칠은 아무도 쫓지 않은 시간으로 남았다. 104일이라는 숫자는 시신이 늦게 발견된 기간이자, 국가가 그를 찾지 않은 기간이기도 하다.

왜 사인이 지금도 풀리지 않나

부실 수사가 죽음을 판정할 증거 자체를 소멸시켰기 때문이다. 초기 수색이 있었다면 확보됐을 현장과 신체의 상태는 104일 동안 훼손됐고, 백골화된 시신은 교사와 타살을 가르는 결정적 소견을 대부분 잃었다. 타살 가능성을 51%로 본 소견과 낮게 본 경찰의 판단이 맞서는 상황은, 어느 쪽이 옳은지를 가릴 재료가 이미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허위 종결의 진짜 대가는 한 건의 사건 처리가 아니라, 진실을 확인할 가능성 그 자체다.

내가 보는 이 사건

이 방송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은 시신이 아니라 ‘교통사고 사망’이라는 여섯 글자였다. 죽음을 지어내 살아 있는 사람을 지운 기록이, 정작 진짜 죽음이 왔을 때는 그 죽음을 설명할 언어를 남기지 않았다. 부 경장을 향한 비난은 마땅하지만, 나는 그 개인에서 멈추는 결론이 오히려 이 사건을 축소한다고 본다.

자료조사를 하던 시절, 한 시간짜리 방송 뒤에는 잘려 나간 취재가 몇 배로 쌓인다는 것을 나는 안다. 이번 편에서 잘려 나갔을 부분은 아마도 25건 뒤에 있는 시스템의 이름들, 결재선과 점검 주기 같은 건조한 자료였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을 살릴 수 있었던 지점은 늘 그 건조한 곳에 있다. 개인을 처벌하는 일과 구조를 고치는 일은 다른 일이고, 이 사건은 후자가 없으면 반드시 반복된다.

장 씨의 사인이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지금의 자료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 그가 살아 있을 수도 있던 시간에 아무도 찾지 않았고, 찾지 않은 그 시간이 결국 사인마저 알 수 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건의 가해는 죽음의 순간이 아니라, 죽음을 미리 지운 문서에서 시작됐다.

자주 묻는 질문

  • Q. 부 경장은 처벌받았나? — 검찰은 직무유기, 공전자기록등위작, 위계공무집행방해,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 경장을 구속기소했다. 재판 결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Q. 허위로 종결된 사건은 몇 건인가? — 장미란 씨 사건 외에, 부 경장이 처리한 실종 신고 298건을 점검한 1차 결과 허위 종결·허위 기록 등 유사 사례 25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 Q. 장미란 씨의 사인은 자살로 확정됐나? — 경찰은 타살 가능성이 낮다고 봤으나, 부검 전 자살 언급과 정황상의 어긋남을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백골화가 진행돼 사인을 명확히 가리기 어려운 상태다.
  • Q. 같은 사건을 다른 방송도 다뤘나? — 그렇다. PD수첩과 궁금한 이야기 Y가 앞서 이 사건의 허위 종결과 실종 신고 삭제 문제를 각각 다뤘다.